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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서평

[서평/움직임의 힘] 현재의 내가 됨에 있어서 고마워요. 그게 누구던, 뭐였든 간에.


오전 8시가 넘은 시각, 따스한 햇빛이 암막 커튼의 의지를 뚫고 나를 만난다. 부스스한 머리, 무거워진 눈꺼풀을 지닌 채 일어나 뉴스를 살펴본다. 이런저런 뉴스, 코로나 뉴스, 정치 뉴스 등등. 유튜브에도 내가 좋아하는 스트리머들의 영상을 보며 내 머리를 깨운다. 그 시각, 이미 내 집에는 아무도 없다. 부모님의 출근은 참으로도 빠르다.

 

난 유학생이다. 학업과 해외 생활이라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찾아온 우울증이 날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휴학한 지 어연 1년이 지났다. 지금은 한국에 있다. 그동안 수많은 독서를 통해 나의 자아와 목표, 세상의 움직임, 경제, 부의 확장 등 다방면의 지식과 지혜를 습득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미친 듯이 독서를 하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게임을 하기보단 그나마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이던 독서를 선택했던 것 같다. 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이끌었으며, 나름 흡족하다. 매일매일 성장해 나가는 이 기분.

 

상대적으로 실내에만 있던 시간이 많았던 나에게 책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을 알게 된 후, 달리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해외에 있었던 나는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떨어진 체육관에 등록했다. 러닝머신, 웨이트 기구, 사이클 등 수많은 운동기구와 다양한 인종이 운동을 하던 그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다.

 

서양인들은 대부분 겉으로 보이는 근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했다. 대부분의 젊은 백인 남성들의 운동하는 모습은 뒤집어쓴 후드 티, 흰색의 무선 헤드셋, 그리고 1리터는 족히 넘어 보이던 프로틴 병. 마치 삼위일체의 모습이랄까.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망설이던 참, 만만하게 보이던 러닝머신을 달리기로 결정한다. 하루 5km씩, 처음에는 매우 쉽지 않았다. 허리가 좋지 못해 오래, 그리고 빨리 뛰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통이 나의 목표를 자꾸만 가로막았다. 그렇지만 계속 조금씩 나아지는 나의 모습에 나름 뿌듯함을 느끼며 동시에 찾아오는 체중 감량에 우울했던 내 마음을 잠시나마 감싸주는 경험을 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을 견디게 해 준 내 친구.

 


이 서평은 책 <움직임의 힘>을 읽고 난 후에 작성하는 서평이다. 지금까지 위의 내용을 읽어보면 이것이 서평인지 그저 일기인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위 내용을 작성한 이유는 저것이 내 삶의 첫번째 <움직임의 힘>을 느낀 경험이기 때문이다.

 


 

책 <움직임의 힘> 은 제목 그대로 움직임이 주는 힘에 대해 주로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처음 들어보는 화학 물질의 분비로 인해 건강과 정신에 이롭고 달리기가 건강한 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등 여러 가지 처음 들어보는 유익한 내용이 많다. 그럼에도 난 단순히 서평에 그러한 내용을 서술하는 건 별로 내 취향이 아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움직임'은 주로 육체적, 신체적 움직임을 주로 한다. 달리기, 자연을 보며 걷기, 마라톤 등등. 수천, 수만 년 동안 야외에서 움직이며 생활해왔던 인간이란 종이 현 몇 백 년도 안 되는 실내 환경에서의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벌어진 신체와 생활의 불균형이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물론 운동 위주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목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안전 지대에서의 이동 또한 '움직임'으로 보고 싶다. 책 내용과는 접점이 많은 부분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려 시도하는 행위 자체에서는 동일하다 볼 수 있다.

 

 


 

책 <움직임의 힘>을 읽으면서 무언가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미 나에게 체득, 체화되어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과학의 시선에서 구체적으로 서술해서 해석된 내용을 본 그런 느낌이다.

 

엄청 새롭다라고 느낀 것은 많지 않았으며, 결국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도 힘든 구석이 하나쯤은 있구나, 이 정도의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걸 어떻게든 이겨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자기 계발 도서이지만 수필처럼도 느껴지는 그런 느낌. 

 

나는 내 궁극적 목표를 위해서 매일매일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다. 집 주변 산책로 조깅도 적어도 1주에 4번 이상은 하고 있으며, 독서도 꾸준히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변해버린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고 새롭게 생겨날 것들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사태가 끝이 보이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간 그 환경은 이미 원래의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마치 초등학교 운동장의 철봉이 지금에 와서 보면 참으로도 낮아 보이는 것과 같이. 우리는 이 시대의 움직임의 변화를 받아들일 우리만의 움직임의 힘도 길러야 할 것이다.

 

힘들긴 해도 아무튼 지금의 난 행복하다. 행복해질 것이다. 현재 싱큐온 모임 또한 하나의 '움직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약한 유대감이 주는 힘. 그것들이 현재의 나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무엇이든지 본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움직임의 결과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되는 결과를 낳는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잘 만나지도 않고, 담배로 피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술도 끊었다. 물론 그렇게 즐겨 마시진 않았지만. 이것이 바로 나의 <움직임의 힘>이지 않을까.